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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아카이브展, 한국 최초 '콜론비 아츠 갤러리'서 개최- Kusama Archive Exhibition Hosted for the First Time in Korea at 'ColonB Arts Gallery'

콜론비아츠
2021-07-13

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56958

(서울=국제뉴스) 김태엽 기자 = '쿠사마 아카이브(KUSAMA ARCHIVE)' 전시가 국내 최초로  '콜론비 아츠 갤러리'서 개최됐다.


쿠사마 야요이는 최근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최고 낙찰가를 경신하고 도쿄와 뉴욕 등 세계 각국의 유명 미술관, 박물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시를 열며 인기를 누리는 일본 출신의 여성 예술가다.


그간 한국에서 개최된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회에서는 대표작인 '호박' 등의 조각 작품, 물방울 무늬와 그물 패턴 등의 회화 작업들이 주로 전시돼 왔고 최근 쿠사마의 그림이 23억에 낙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콜론비 아츠 갤러리는 이러한 작품들이 나타나게 된 배경과 인생의 발자취에 중점을 두고, 어떤 인생의 여정이 지금의 쿠사마를 만들었는지에 주목한다.


'쿠사마 아카이브(KUSAMA ARCHIVE)' 전시는 혈혈단신으로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예술활동을 펼치고 1973년 일본으로 돌아와 이후 도쿄 세이와 정신병원에 종신 환자로 입원 후 현재까지 병원 근처 신주쿠의 작업실에서 펼쳐 온 삶의 여정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 포스터, 책, 잡지, 사진 등의 오리지널 인쇄물과 컬래버레이션 아트상품, 조각 등의 오브제들로 구성됐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1929~)는 1929년 일본의 나가노현에서 부유한 가정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은 그리 평탄하지 못했는데, 데릴사위인 아버지는 외도를 상습적으로 외도를 일삼았고 이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던 어머니는 쿠사마에게 아버지의 외도 현장을 감시하라는 요구를 했다.


쿠사마의 병적인 강박증과 성(性)적인 것에 대한 혐오는 이로 인해 생겨나게 됐다. 어릴 적 쿠사마는 예절학교를 다닌다는 조건으로 미술학원에 다니게 됐다고 한다. 어느 날 그림을 그리고 있던 쿠사마의 그림을 어머니가 꾸짖으며 빼앗았고, 빨간 꽃무늬 식탁보의 잔상이 둥근 '물방울 무늬(Polka Dots)'로 변형되어 온 집안에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그녀의 중요한 작업 소재로 자리하게 된다.



'플루어 쇼' 오리지널 포스터, 1965,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강박을 표현했다. (이미지=콜론비아츠 제공)

1952년 고향인 마츠모토시의 영화관 2층에 있는 작은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1957년 27살의 나이로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츠모토의 강가에서 그림 이천 여 점을 불태우며 "앞으로 이것보다 더 잘 그리겠다"고 다짐했다.


씨애틀을 거쳐 뉴욕에서 수많은 회화, 설치 작업, 타블로이드 매거진 발행, 반전과 대항문화의 누드 퍼포먼스 등 획기적인 예술활동을 펼친 그녀는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앤디워홀이 그녀의 설치 작업을 모방하는 등 무형의 폭압과 차별을 겪던 그녀는 자살시도까지 하게 된다.


'The Obliterate of Monalisa with Polka Dots' 앞장.

'The Obliterate of Monalisa with Polka Dots' 퍼포먼스 뒷장, 이 사진을 찍은 빌 바론과 쿠사마의 주소가 새겨진 소인이 찍힌 오리지널 흑백 사진이다. 1960년대 후반에 쿠사마는 뉴욕 전역에서 누드 해프닝 등 여러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콜론비아츠 제공)

결국 1973년 일본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쿠사마를 '해프닝의 여왕', 외설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으로만 볼 뿐 아무도 그녀를 예술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고향인 마츠모토시에서 열린 그녀의 귀국 전시회는 그녀가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했던 극장의 2층에 있던 갤러리였다. 그 이후 그녀는 그저 ‘스캔들의 여왕’으로 불리며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로서 일본에서 근근히 전시를 이어갔다.


1978년에 집필된 쿠사마의 소설 '크리스토퍼 스트릿의 매춘굴'. 제10회 야생시대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미국에서 귀국 후 단편 소설, 시집 등 집필 활동을 펼쳤다. "이 미지의 무언가에 대한 나의 강한 동경과 정신의 지양이 없는 한, 나는 예술적 창조를 죽음의 장소까지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 추신 중 발췌 (쿠사마 야요이). (사진=콜론비 아츠 제공)

1989년 뉴욕의 CICA 미술관에서 쿠사마의 회고전을 하면서 예순의 쿠사마는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단독 전시, 1998년 뉴욕 모마 미술관 '러브 포에버' 등 굵직한 전시를 통해 본격적인 일약 스타로 떠올랐으며 전시 집계 관람객 수 500만 이상을 기록한 최고의 흥행 작가가 됐다.


뉴욕에 도착한 첫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 "미국을 평정하겠다"던 다짐이 마침내 세계 제패로 이뤄진 것이다.


뉴욕 모마미술관, 'Love Forever : 쿠사마 야요이' 오리지널 포스터, 1998, 쿠사마의 전시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을 동원하며 세계적인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전시다. (사진=콜론비아츠 제공)

다양한 아카이브의 수집의 주인공은 화학 계통 중견기업을 이끌고 있는 위승용 씨(54)다. 그는 2012년 쿠사마와 루이비통과의 아트 컬래버레이션 콜렉션을 본 후 쿠사마의 작품세계에 매료돼 그 후 쿠사마에 대한 본격적인 수집에 집중했다.


위씨는 "미국에서 생활했던 지인들, 일본에 유학중인 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 점, 한 점 수집했는데 이제 총 300여 점이 이른다"며 "책이나 잡지 등 쿠사마에 관련된 자료들은 지금도 업데이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사마는 모든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젊은 여자의 몸으로 예술가로서의 꿈을 가지고 뉴욕에 건너가서 온갖 고생을 하고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처절하게 노력했습니다. 결국 지금은 세계를 제패한 예술가가 됐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프닝' 같은 누드 퍼포먼스를 찍은 사진이나 그녀가 발간한 누드 잡지보다는 그녀가 그린 그림, 호박 조각 작품을 갖고 싶어다. 저도 한때는 그것들을 구입한 적도 있지만 쿠사마가 예술을 향해 걸어온 인생 자체야말로 그녀의 대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그녀의 친필 엽서나 사진 등이 그림이나 조각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그녀의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수집했다. 앞으로도 수집할 것이다. 이런 아카이브 자료가 결국 한국에서도 쿠사마의 주요한 영역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녀의 삶처럼 한번 부딪쳐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사마의 작품세계에 심취해 삶의 궤적을 따라간 수집가 위승용 씨. (사진=콜론비아츠 제공)

이번 전시를 기획한 콜론비 아츠 갤러리의 안선영 대표는 "쿠사마는 여러 기업과의 콜라보, 비엔날레나 갤러리 전시 등 매우 다양한 작품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품들이 일관성을 유지했다. 여러 물줄기가 모여서 강을 이루듯, 모든 수집품도 일관된 색깔과 흐름을 보여 아카이브 자체가 하나의 큰 작품이 됐다고 본다. 대다수의 미술 수집가들이 투자가치 등 작품 중심으로 수집하는데 비해 위승용 씨는 작가 중심으로 쿠사마의 인생의 흐름을 따라 수집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쿠사마 루이비통 컬레버레이션, 2012. 쿠사마는 2012년 루이비통과의 컬레버레이션 이후로 대중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다. 루이비통의 디자이너였던 마크 제이콥스는 쿠사마의 작품을 본 후 쿠사마의 작품세계에 반해 6년 동안 끈질기게 협업을 제안했고, 결국 쿠사마가 수락하여 역사적인 쿠사마와 루이비통의 콜렉션이 탄생했다.

쿠사마 랑콤 컬래버레이션 메이크업박스, 2009

이어 "'미술품을 왜 수집하는가', '누가 미술품을 사는가'라는 질문부터 '동시대 미술 수집가의 역할'에 대한 다소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엿보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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