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누군가》 갤러리 콜론비에서 오는 13일까지 진행
《누군가 (Someone)》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일본 작가 와타나베 메이(Watanabe Mei)의 개인전 《누군가 (Someone)》이 7월 13일까지 갤러리 콜론비에서 개최된다.
와타나베 메이는 3DCG로 생성된 객체를 모티브로 하여 물질과 비물질,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판넬 위에 퍼티를 얹어 깎아내고 채색하는 독특한 기법을 통해 만들어진다.
와타나베 메이 /김서진 기자
와타나베 메이는 1989년 일본 니가타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물화와 회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실재와 가상이 교차하는 모습을 탐구한다. 와타나베 메이는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디지털 객체를 모티브로 하여 현대적인 주제를 다룬다. 그의 작품은 특히 퍼티를 사용한 독특한 질감과 형태의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사전 질문지를 작가에게 보냈다. 인터뷰 당일날 작가는 핸드폰에 정리해 온 답변을 꼼꼼하게 살피며 예정에 없었던 본 기자의 질문에도 심사숙고를 하며 진지하게 답변을 나누었다.
<face_birdie> /콜론비
지금까지 많은 한국에서 개인전을 진행했다, 이번 개인전 개최에 대한 소감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린 아트페어 전시에 참가해 왔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신작 12점을 준비했는데, 작품뿐만이 아니라 작품 각각의 관계나 전시 전체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봐 주셨으면 한다.
원래는 조각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조각을 전공한 것은 나무를 조각하거나 점토를 깎는 등 물질을 직접 가공하는 작업 공정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회화를 제작하고 있지만 물감을 새기거나 깎는 그림도 물질을 직접 가공하는 것과 같은 기법으로, 입체냐 평면이냐가 다를 뿐 제작 방향은 공통적이다.
또 주제로 하고 있는 가공의 인물상을 취급하는 것에 있어 입체로서 전체상을 만드는 것보다, 한 방향으로부터 잘려나간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평면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이유다.
<face_parlor> /김서진 기자
여러 주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나는 인간의 신체에 관심이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먼저 몸을 가지고 태어난다. 자신의 마음이나 정체성에 대해 자각하는 것은 이후의 일이다. 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과 신체가 있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취미나 기분으로 패션을 바꾸거나, 사진을 가공해 신체의 외형을 바꿔 보거나, 가상의 공간 내에서도 인형 아바타에 의해 가공의 신체를 사용하는 등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신체를 변화시켜 간다.
그 변화하는 신체는 어느 하나가 진짜이고 다른 것은 가짜가 아닌 모든 것이 동일하게 오리지널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하나밖에 없지만 신체는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렇게 신체가 가변적이고 유일성이 있는 앰비벌런트(ambivalent)한 존재인 것이 제가 관심을 갖는 이유다.
회화와 조각이 교차하는 작업의 매력이란
색으로 형태를 표현하고, 깎는 것으로 표현하는 게 각기 다른 기법이지 않는가. 유화를 하고, 나무를 깎아 조각하는 걸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작업의 영감은 어디에서 받나
SNS나 웹미디어, 잡지 등에서 패션이나 화장의 유행을 체크하고 있다. 또한 게임에서 사용되는 아바타의 조형 표현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신체는 현대적인 미디어다. 그래서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고 있지만 그걸 그대로 작품에 사용하지도 않고 제 자신이 그런 유행의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모티브로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미지로서 영감을 받고 있다.
<face_stone>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명은 《누군가》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제가 모티브로 하고 있는 신체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냥 오브젝트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의 모양을 보면 누군가의 존재를 상상하게 된다. 단지 가변적이고, 픽션적인 존재의 몸으로부터 어떤 누군가의 존재를 상상할 수 있을까? 전시명의 《누군가》에게는 그런 의미가 있다.
그림의 주인공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호하며, 표정도 무표정이 많다. 의도된 것인가
머리가 길거나, 화장을 한 여성적인 이미지들이 있지만 남녀를 굳이 나눈 건 아니다. 늙고, 젊고, 어리고 등의 이미지를 구분짓지도 않았다. 그저 추상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에서 뭘 느꼈으면 하는가
픽션의 존재인 3DCG의 신체상이 물질적인 기법에 의해 평면2D로 작품화되어 있는 것, 하나밖에 없는 신체가 가변적으로 다른 외형으로 변화해 누구도 아닌 존재로부터 누군가를 상상하는 것, 그것들을 일견 대립하고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이 얽히는 듯한 표현으로부터 복잡한 현대의 사회 상황과 계속 변화하는 신체의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와타나베 메이 /김서진 기자
그의 작품은 가상의 신체를 주제로 한다. 디지털로 생성된 객체를 모티브로 하여, 3DCG로 물질과 비물질,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작가의 작품은 판넬 위에 퍼티 등 재료를 얹고 깎아내는 기법으로 기본적인 물성을 설정한다. 우리는 옷과 메이크업으로 몸을 꾸미며 스스로의 모습을 형성한다. 옷,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통해 몸의 외형을 조작함으로써, 사회 속의 ‘자신’이라는 존재를 나타낸다.
이는 웹상의 가상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SNS와 게임 같은 비물질적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아이콘과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신체를 형성한다. 가상 세계 속의 신체는 허구적 존재이지만, 관객은 그 안에 '누군가'의 인격이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 정보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웹상의 소통이 일상화되고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밀접히 연결된 오늘날의 디지털 사회에서는, 실존 여부와 상관없이 가상 캐릭터에도 '누군가'의 자아가 표현된다.
작가는 이러한 디지털 및 비물질적 가상 신체를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물리적인 가면의 형태, 즉 변동하는 사람의 이미지로 본다. 이렇듯 그는 물성에 기본을 둔 작품을 통해 허구적이고 무기적인 '누군가'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탐구한다.
그림 속 인물들은 표정이 없지만 실제 작가의 모습은 어린아이처럼 마냥 해맑으면서도 작품에 대해서는 한없이 깊은 모습을 보였다. 그에게 주요한 주제인 계속 변화하는 '인간'과 '신체'는 본 기자에게도 어떤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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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Someone)》 /김서진 기자[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일본 작가 와타나베 메이(Watanabe Mei)의 개인전 《누군가 (Someone)》이 7월 13일까지 갤러리 콜론비에서 개최된다.
와타나베 메이는 3DCG로 생성된 객체를 모티브로 하여 물질과 비물질,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판넬 위에 퍼티를 얹어 깎아내고 채색하는 독특한 기법을 통해 만들어진다.
와타나베 메이 /김서진 기자와타나베 메이는 1989년 일본 니가타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물화와 회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실재와 가상이 교차하는 모습을 탐구한다. 와타나베 메이는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디지털 객체를 모티브로 하여 현대적인 주제를 다룬다. 그의 작품은 특히 퍼티를 사용한 독특한 질감과 형태의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사전 질문지를 작가에게 보냈다. 인터뷰 당일날 작가는 핸드폰에 정리해 온 답변을 꼼꼼하게 살피며 예정에 없었던 본 기자의 질문에도 심사숙고를 하며 진지하게 답변을 나누었다.
<face_birdie> /콜론비지금까지 많은 한국에서 개인전을 진행했다, 이번 개인전 개최에 대한 소감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린 아트페어 전시에 참가해 왔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신작 12점을 준비했는데, 작품뿐만이 아니라 작품 각각의 관계나 전시 전체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봐 주셨으면 한다.
원래는 조각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조각을 전공한 것은 나무를 조각하거나 점토를 깎는 등 물질을 직접 가공하는 작업 공정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회화를 제작하고 있지만 물감을 새기거나 깎는 그림도 물질을 직접 가공하는 것과 같은 기법으로, 입체냐 평면이냐가 다를 뿐 제작 방향은 공통적이다.
또 주제로 하고 있는 가공의 인물상을 취급하는 것에 있어 입체로서 전체상을 만드는 것보다, 한 방향으로부터 잘려나간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평면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이유다.
<face_parlor> /김서진 기자여러 주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나는 인간의 신체에 관심이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먼저 몸을 가지고 태어난다. 자신의 마음이나 정체성에 대해 자각하는 것은 이후의 일이다. 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과 신체가 있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취미나 기분으로 패션을 바꾸거나, 사진을 가공해 신체의 외형을 바꿔 보거나, 가상의 공간 내에서도 인형 아바타에 의해 가공의 신체를 사용하는 등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신체를 변화시켜 간다.
그 변화하는 신체는 어느 하나가 진짜이고 다른 것은 가짜가 아닌 모든 것이 동일하게 오리지널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하나밖에 없지만 신체는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렇게 신체가 가변적이고 유일성이 있는 앰비벌런트(ambivalent)한 존재인 것이 제가 관심을 갖는 이유다.
회화와 조각이 교차하는 작업의 매력이란
색으로 형태를 표현하고, 깎는 것으로 표현하는 게 각기 다른 기법이지 않는가. 유화를 하고, 나무를 깎아 조각하는 걸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작업의 영감은 어디에서 받나
SNS나 웹미디어, 잡지 등에서 패션이나 화장의 유행을 체크하고 있다. 또한 게임에서 사용되는 아바타의 조형 표현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신체는 현대적인 미디어다. 그래서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고 있지만 그걸 그대로 작품에 사용하지도 않고 제 자신이 그런 유행의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모티브로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미지로서 영감을 받고 있다.
<face_stone> /김서진 기자이번 전시명은 《누군가》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제가 모티브로 하고 있는 신체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냥 오브젝트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의 모양을 보면 누군가의 존재를 상상하게 된다. 단지 가변적이고, 픽션적인 존재의 몸으로부터 어떤 누군가의 존재를 상상할 수 있을까? 전시명의 《누군가》에게는 그런 의미가 있다.
그림의 주인공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호하며, 표정도 무표정이 많다. 의도된 것인가
머리가 길거나, 화장을 한 여성적인 이미지들이 있지만 남녀를 굳이 나눈 건 아니다. 늙고, 젊고, 어리고 등의 이미지를 구분짓지도 않았다. 그저 추상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관람객들이 이번 전시에서 뭘 느꼈으면 하는가
픽션의 존재인 3DCG의 신체상이 물질적인 기법에 의해 평면2D로 작품화되어 있는 것, 하나밖에 없는 신체가 가변적으로 다른 외형으로 변화해 누구도 아닌 존재로부터 누군가를 상상하는 것, 그것들을 일견 대립하고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이 얽히는 듯한 표현으로부터 복잡한 현대의 사회 상황과 계속 변화하는 신체의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와타나베 메이 /김서진 기자그의 작품은 가상의 신체를 주제로 한다. 디지털로 생성된 객체를 모티브로 하여, 3DCG로 물질과 비물질,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형상을 표현한다. 작가의 작품은 판넬 위에 퍼티 등 재료를 얹고 깎아내는 기법으로 기본적인 물성을 설정한다. 우리는 옷과 메이크업으로 몸을 꾸미며 스스로의 모습을 형성한다. 옷,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통해 몸의 외형을 조작함으로써, 사회 속의 ‘자신’이라는 존재를 나타낸다.
이는 웹상의 가상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SNS와 게임 같은 비물질적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아이콘과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신체를 형성한다. 가상 세계 속의 신체는 허구적 존재이지만, 관객은 그 안에 '누군가'의 인격이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 정보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웹상의 소통이 일상화되고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밀접히 연결된 오늘날의 디지털 사회에서는, 실존 여부와 상관없이 가상 캐릭터에도 '누군가'의 자아가 표현된다.
작가는 이러한 디지털 및 비물질적 가상 신체를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물리적인 가면의 형태, 즉 변동하는 사람의 이미지로 본다. 이렇듯 그는 물성에 기본을 둔 작품을 통해 허구적이고 무기적인 '누군가'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탐구한다.
그림 속 인물들은 표정이 없지만 실제 작가의 모습은 어린아이처럼 마냥 해맑으면서도 작품에 대해서는 한없이 깊은 모습을 보였다. 그에게 주요한 주제인 계속 변화하는 '인간'과 '신체'는 본 기자에게도 어떤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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